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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문화

대학수학능력(수능)시험에 대한 생각과 SAT 테스트

12월 3일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겐 가장 가슴 떨리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 19에도 이번 수능시험은 치러지는데 매년 11월에 있던 수능시험이 12월로 연기되어 시험을 보게 됩니다.

 

한국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모두 수능시험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혹은 상업 또는 공고를 졸업한 학생들도 수능시험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1994년에 시작된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개인의 수학 능력(언어력, 수리력, 사고력, 상황 판단 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982년부터 1993년까지 대입 학력고사가 있었으며 여기에는 주관식 문제가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대입 학력고사가 단순히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이라는 지적에서 대학 수학능력 시험으로 바뀌었지만 사실 수학 능력보다는 대학 진학을 위한 단순 암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tjevans@pixabay

 

12년간 단 한 번의 수능 시험을 보기 위해 힘들게 공부하는 것이 과연 이해가 되는 일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한국을 보면 서양문화가 상당히 빠르게 들어옵니다.

빠르게 들어오는 것을 넘어 그것이 한국에서 더 강하게 자리잡기도 합니다.

 

스타벅스를 봐도 미국에서도 인기가 많기는 하지만 한국만큼 e-프리퀀시 등 프로모션이 성공적일 만큼 스타벅스에 열광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사이 할로윈 행사도 많이 늘었고 요즘 미국에선 조금 줄어들고 있는 타투도 한국에선 더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소비문화나 요즘 미국에선 주춤해지는 핼러윈 축제나 타투 등은 한국에 빠르게 들어와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문화는 아직도 30년 가까이 되었어도 변화가 없으며 교육의 장점들은 거의 한국에 알려지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혹 알려진다 하더라도 곧바로 학원교육으로 연결되는 조금 이상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치러지는 SAT(Scholastic Assessment Test)은 일 년에 일곱 번 치러지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3월, 5월, 6월, 8월, 10월, 11월, 12월 이렇게 일곱 번에 걸쳐 치러지며 몇 번을 봐도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언제 봐도 상관이 없으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실력이 된다면 중학교 때부터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수능시험은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주어지는 시험이지만 미국의 SAT은 고등학교 졸업생을 포함하여 자신이 SAT을 보고 싶다면 중학생들도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단 한번, 단 하루 주어지는 시험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혹 몸이 아프다면 결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루 망친 시험으로 인해 "재수"라는 일 년 혹은 2, 3년의 3 수생, 4 수생 등 오로지 대학을 가기 위한 시험을 준비하게 됩니다.

 

SAT 테스트는 자기가 보고 싶은 날짜에 등록하면 되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20-25달러의 시험날짜 변경비를 내고 언제든지 시험일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컨디션을 최대한 신경 쓰는 것입니다.

단순히 하루 시험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시험을 보며 성적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F1Dgitals@pixabay

 

SAT 테스트는 50달러 정도의 테스트 비용을 내야 하고 SAT과 에세이를 같이 본다면 65달러의 비용이 듭니다.

보통 대부분의 학생들은 평균 적으로 3번 정도의 SAT 테스트를 치르며 그중 가장 높은 성적을 대학에 제출하면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고등학교는 4학년제 freshmen (9학년), sophmore (10학년), junior (11학년), senior (12학년)가 있습니다.

Junior (11학년)에 SAT 테스트를 가장 많이 보며 마지막으로 시니어 첫 학기에 시험을 봅니다.

보통의 시니어들은 거의 주니어 여름방학 때 모든 시험을 끝내고 시니어 시기엔 대학 지원서에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뉴욕, 델라웨어, 텍사스, 미시간, 아이다호, 일리노이즈 등 몇몇 주에선 주니어들은 테스트 비용 없이  SAT 테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50불의 테스트 비용을 내야 하긴 하지만 자기 컨디션에 맞게 조절해서 시험 볼 수 있는 환경이 너무도 좋은 것은 틀림없는 장점입니다.

 

단 하루 주어진 시험, 시험 당일 불안했던 마음, 추웠던 날씨, 부담감 등 그때를 뒤돌아 보면 우리에겐 왜 이런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에 비해 인구도 훨씬 적은 나라에서 시험 몇 번 더 본다고 번잡해지는 것도 아닌데 12년간 아이들을 공부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학원에서 모든 학창 시절을 보내고 단 한 번의 시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세대들의 더 좋은 교육환경을 생각하며 모든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합니다.